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사실 나는 해리포터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1~3편까지만 좋아한다.
4편부터는 전개가 너무 잡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봤음에도 이 정도인데,
책을 읽지 않은 이에게는 어느 정도 일지 예상도 안 간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해리포터라는 브랜드와
마법 세계라는 매력에 콩깍지가 씌어서 와와- 하다 오지 않았을까?
여하튼, 3편까지 무척이나 재밌게 본 나에게는
4편 이후의 영화들은 상당히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4편만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5편은 나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혼혈왕자는 안 봤고
시리즈의 끝을 알리는 죽음의 성물도 한참 후에서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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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신비한 동물 사전이라는 작품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는 무척이나 반가웠다.
어렸을 적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신비한 동물 사전은 무척이나 재밌게 본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신비한 동물 사전 또한
해리포터 4편 부터와 마찬가지로 난잡한 전개라고 느꼈던 것 같지만
잘 기억은 안 난다.
어쨌든, 좋은 인상이 있는 1편이었기에 기대를 갖고 2편을 보러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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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뭐 하는 건가 싶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편을 위한 상황 설명이 전부였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걸 보여주려고 이러는 건가 싶다.
3편을 위해 2편을 버렸다는 느낌이 들정도다.
아무리 5부작이라는 긴 여행을 위해 상황 설명이 필요하다지만
이정도로 아무 내용없이 상황 설명만 주구장창 할 줄이야!
원작 내용도 모르는 나로서는 큰 실망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오랜만에 연락 온 반가운 친구가 보증을 서달라고 하면 이런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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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영화 제목이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신비한 동물들은 별로 나오지도 않고 비중도 작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시종일관 엄청난 범죄자라고 말하는 그린델왈드는
초반 등장씬을 제외하고 그다지 엄청나 보이지도 않는다.
가관인 점은 이 편의 주인공이 신비한 동물들도, 그린델왈드도,
뉴트 스캐맨더도, 심지어 덤블도어도 아닌 크레덴스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영화 제목을 '신비한 동물들과 크레덴스의 출생'이라고 지어도 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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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팬들은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정도의 팬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편이 나오면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확실히 매력이 있는 작품이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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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dwig's Theme ♪
(https://www.youtube.com/watch?v=Htaj3o3JD8I)
-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