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히 졸업하는 스스로에 대한 보상으로 여행을 결심했다.
많이 다녀온 일본을 제외하고 가까운 나라로 찾아보다가 홍콩으로 정했다.
-
날짜는 2월 1일(금) ~ 4일(일) 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해진 여행이기 때문에 급하게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다.
덕분에 비쌌다ㅠ
-
그동안은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항상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비행기가 한 시간 연착되어 시간이 너무 남았다..
예매할 때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지 않아서 문자가 안 간 것 같다더라..
탑승수속까지 남는 시간동안 기다리는데 배도 고프고 목도 말라서 카페에 갔다.
-
이스타를 타고 약 3시간 30분간 비행하는 것으로 홍콩 국제공항 도착!!
공항에서 조금 헤매다가 겨우겨우 옥토퍼스 카드를 구매했다.
그 후 숙소가 있는 주룽(카오룽, 구룡)까지 버스를 탈지 기차(AEL, Airport Express Line)를 탈지 고민했다.
낮에는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해서 버스보다 비싸지만 AEL을 타러 갔다.
-
공항에서 AEL 타는 곳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개방적이었다.
AEL 요금은 후불이어서 탈 때 조금 당황 했다.
내리는 곳에서 카드를 찍어서 요금을 낸다.
여담으로 AEL이용권이 포함된 옥토퍼스 카드 같은 게 있는데(Airport Express Travel Pass)
AEL을 이용한다면 이게 더 이득인 것 같더라..ㅠ
-
약 20분 만에 주룽에 도착 후, AEL 이용 시 탈 수 있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조던역에 위치한 숙소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다 쓰러져가는 작은 건물에 약 250세대가 거주하고 있었다..
엘레베이터도 4개 중에 2개 밖에 구동이 안되서 못타기 일수였고.
-
숙소가 있는 층에 도착했는데 호스트가 알려준 비빌번호가 계속 틀려서 들어가질 못했다.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전화도 못하고 문자로 연락을 했는데 답장이 안와서
1시간이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ㅂㄷ...
그리고 문 앞에서 볼 수 있는 엄청난 광경...
당장이라도 시체가 떨어질 것 같은 모습과 분위기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
기다리고 기다리다 춥고 배고파서 주변도 둘러볼 겸 저녁을 먹으러 갔다.
무료 셔틀버스 타고 조던역 근처에서 내렸을 때 발견했던 김밥천국 같은 곳으로 갔는데
중국어를 1도 몰라서 어버버 하다가 탄탄멘과 달콤한 콩 우유?를 먹었다.
탄탄맨은 엄청엄청 고소하고 은은하게 매운게 딱 내 취향이었다. 면 식감은 좀 별로였지만...
콩 우유는 정말 미묘-한 맛이었는데 나름 괜찮았다. 뭔가 아침햇살이 생각남ㅋ
-
이번에는 침사추이 끝자락에 위치한 스타의 거리를 향했다.
침사추이를 지나면서 흔한 가로수로부터 홍콩의 클라스를 느꼈다..
가로수들만 보고 있으면 무림에 온 듯한 착각이 드는 거리였다.
노숙자들도 괜히 무림 고수처럼 보이고...
가로수뿐만 아니라 쇼핑몰이 들어서 있는 거리 또한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새해용으로 달아 놓은 듯 한 일루미네이션이 꽤나 분위기가 있었다.
-
그렇게 도착한 스타의 거리는 공사 중이었다.....
산책을 좀 하면서 빈둥거리다가 레이저쇼를 보려고 했는데
공사 때문에 산책도 못하고 가만히 있자니 너무 추워서 조금 앉아 있다가
올 때와 반대 방향으로 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핸드폰을 확인하니까 호스트로부터 답장이 와 있었다..
-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 들어갔는데 게스트 하우스였다.
분명 에어비앤비에서 필터링으로 집 전체만 검색하고 예약한 것 같은데 게스트 하우스여서 넘모 놀랐다...
어쩐지 위치에 비해 너무 싸더라니...
얼어붙은 몸도 녹일겸 침대 속에서 빈둥거리면서 나중에 합류하기로 한 친구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들었다ㅎㅎㅎㅎ
-
밤 8시쯤에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9시쯤에 만날 수 있었다.
저녁을 아직 못 먹었다고 하기에 숙소를 나와서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녔다.
결국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을 못 찾아서 내가 탄탄멘을 먹었던 곳으로 갔다.
-
충격적인건 내가 갔을 때는 중국어로 말씀하시던 아주머니가
친구랑 같이 가니까 엄청 유창하게 영어를 하시더라....내가 현지인 같았나..
메뉴판도 혼자 갔을 때는 중국어로 되어 있는 메뉴판이었는데
영어 메뉴판을 따로 가져다주시더라...ㅠㅠㅠ
-
여튼, 친구랑 4종류?의 음식을 시켜서 배터지게 먹고 나왔다.
뭘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ㅠㅠㅠ 맛있었는데..
-
배부르게 먹었지만 뭔가 아쉬워서 간단히 맥주 마실 만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숙소 근처에 위치한 작은 카페겸 펍이었는데 한자를 못 읽어서 우리끼리 '가자'라고 불렀다.
'아들 자'만 알아볼 수 있었다..ㅋ
-
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모던한 인테리어의 작은 가게였는데
손님은 별로 없었고 예쁜 알바 혼자 있었는데 한국말을 무척 잘 했다.
처음 가게 들어갔을 때는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주문하면서 잘못들은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이화여대에서 3개월간 공부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
그렇게 홍콩에서의 첫째 날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