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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최근 대선이 있었다. 대선 시즌답게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으레 그렇듯 후보 얘기, 누가 대통령이 될지, 누굴 뽑을 건지 같은 대화가 오간다. 역시나 으레 그렇듯 대부분의 반응은 "뽑을 사람이 없다", "다 별로다", "차악을 골라야지" 같은 이야기다. 실제로 대선 토론을 보면 유치한 말싸움을 하고 있더랬다. 이런 모습을 쭉 보면서 문득,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보통 '정치' 하면 떠오르는 건 비방, 음모, 여론 조작 같은 이미지이다. 상식 있고 논리와 이성을 갖춘 사람들이 이러한 진흙탕 싸움을 견디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예컨대, 대기업 회장과 대통령 중 하나를 시켜준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대기업 회장을 고를 것이다. 결국 정치권에 남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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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타이베이] 어떻게 취두부 냄새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대만 여행 3일차는 그 유명한 국립고궁박물원을 돌아보는 날이다. 과거 유럽 미술관 투어 때의 교훈을 떠올리며 도슨트 투어를 신청했다. 박물원 매표소에서 가이드님과 투어 일행을 만나서 박물원에 들어갔다. 워낙 보관품이 많기 때문에 주요 유물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을 했는데, 이 박물원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어떻게 이 많은 걸 빼돌릴 생각을 했으며, 또 어떻게 성공했냐는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건 특정 유물보다는 도장마(圖章魔) 건륭제의 무수한 인증들이 인상 깊었다. -점심은 박물원에 있는 식당에서 동파육을 먹으려 했으나, 현금이 부족해서 시내로 가서 인출 후에 근처 식당에서 먹었다. 일본 골목을 연상시키는 곳에 위치한 식당이었고, 굉장히 현지 사람만 갈 것 같은 식당이었다. 로컬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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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타이베이] 어떻게 취두부 냄새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일정상 가장 여유로워야 할 3일차 아침이 밝았지만 전혀 여유롭지 않았다. 전날 훠궈집에 지갑을 두고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날 투어 가이드님께서 대만 사람들은 땅에 떨어진 돈을 줍지 않는다고 지나가듯 해주신 말씀을 믿고 희망의 끊을 놓지는 않았다. 훠궈집 오픈 시간에 맞춰 부리나 달려갔다. 그 와중에 가는 길에 있는 유명 도넛집 에 아내를 세워두고 혼자 달려갔다. 놀랍게도 가이드 선생님의 말대로 우리의 지갑은 그대로 있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가뿐한 마음으로 버블티를 하나 사들고 줄 서있는 아내에게 향했다. 잠시 후 도넛을 먹을 수 있었는데 대-존-맛이었다. 도넛으로 애피타이저를 하고, 시먼딩의 유명 맛집 에서 굴전과 무떡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굴전의 식감이 굉장히 독특했는데, 내 스타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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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타이베이] 어떻게 취두부 냄새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이틀차 아침이 밝았다. 이날은 대만 타이베이 여행의 대표 상품인 투어를 예약한 날이다. 아침 일찍 집합이었기에 숙소 근처 24시간 운영하는 평점 높은 우육면 집인 에서 아침을 먹었다. 식당은 정말 완벽했다. 맛있고, 싸고, 24시간에, 숙소 근처라 접근성도 좋고. -식사 후에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근처 제과점을 갔는데 굉장히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입장하자마자 자리 안내를 하더니 시식 풀코스와 우롱티를 내왔다. 간단한 요기 혹은 구경만하고 나오려 했던 우리는 너무나도 황송한 대접에 기념품 겸 펑리수를 사버리고 말았다. 맛있었지만 넘모 비쌌다. -예상치 않게 생긴 짐을 숙소에 두고 투어 집합 장소로 향했다. 하루 2버블티를 하기로 한 우리는 가는 길에 에서 버블티도 한 잔도 챙겼는데 개인적으로 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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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가는 마음에게
-어려서는 손 붙들고 있어야 따신 줄을 알았는데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 계실 줄을 압니다.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마음이 데워지는 걸.낮에도 달 떠있는 것 아는 듯이 살겠습니다.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오십 년 만에 훌훌, 나를 내려 두시고.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아꼬운 당신. 폭삭 속앗수다. _제주 도동리, 오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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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타이베이] 어떻게 취두부 냄새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백수가 된 기념으로 여행지를 물색할 때였다. 처형이 유튜브에서 맛멋대대(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 대만따라)를 보고 꽂히셨는지 대만을 강력히 추천해 주셨다. 검색해 보니 마침 3월이 대만 여행에 딱 좋은 날씨라고 하여 바로 결정하게 되었다. 여행지는 결정되었지만 구직 활동 일정으로 인해 정확한 여행 날짜는 미정인 채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여행 1주일 전에서야 날짜가 결정되어 급하게 준비했다. -바야흐로 여행 당일. 청주 공항은 여유로울 것이라는 생각에 출국 시간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도착한 청주공항은 역시나 한산했는데, 바지 주머니의 한산함이 등골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지갑이 있어야 할 자리에 지갑이 없음을 인지하고 수많은 연산을 거친 후, x됐음을 깨달았다. 이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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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영화 가 개봉했다. 바둑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한국 바둑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조훈형, 이창호 사범님들에 대한 이야기는 귀동냥으로 들어서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했으며, 배우 한 명의 사건 사고에 그 작품과 얽힌 수많은 이해관계의 사람들이 모두 피해를 보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여의치 않았다. -바둑에 대해 대략적인 규칙은 알아도 내용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걱정과 함께 관람을 시작했다. 다행히 영화는 기본적인 바둑 용어들을 친절히 설명할 뿐 아니라,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 또한 이해할 수 있게끔 연출하고 있었다. -바둑, 체스, 장기, 포커 등과 같은 스포츠의 특수성(?)이라 한다면 신체적 나이에 비교적 적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같다. 영화는 이러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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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릴리비치] home! sweet home! 3편
-비치빌라의 일상은 몰디브 적응기였다. 처음 해보는 스노클링에 버벅거리고 카페 수영장에서 폼도 잡아보고 각종 음료 및 주류를 체험하면서 적응과 피로 회복에 힘썼다. 그리고 비치빌라에서 묵을 때 로컬 섬 투어를 진행했다. 큰 볼거리는 없었지만 잘 꾸려진 리조트에서는 보기 어려운 투박한 경에 아름다운 해변이 더해지니, 나름 색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었다. 모기한테 엄청 물린 건 큰 단점.. -비치빌라에서의 2박을 마치고 워터빌라로 방을 옮겼다. 워터빌라야말로 몰디브에 온 목적 그 자체였으며, 그에 걸맞은 감동을 선사했다. 숙소에서 바로 바다로 입수한다는 그 로망! 물론 바로 다이빙을 할 만큼 깊지 않고 맥주병이기에 계단으로 살포시 입수해야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특히 입구 쪽 바닥 일부가 유리로 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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