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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O V I E

유열의 음악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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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부터 나는 항상 같은 동네에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 동네에 많은 추억이 있지는 않다.

 

가끔 감성이 충만해질 때 동네를 한 바퀴씩 돌아보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은 것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동네와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동네가 변했는지조차 잘 모른다.

 

몇몇 초등학교 동창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같은 동네에 계속 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반가운 만남을 기대하며 돌아보는 동네는 여전히 어느 것도 없다.

 

다만, 그럼에도 그렇게 동네를 돌아보는 까닭은

 

나의 어린시절을 한없이 잇닿은 그 평온함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다.

 

그렇다. 나에게 나의 옛 동네는 사랑도, 그리움도, 기적도 아니지만 평온함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30년간 운영하고 계시는 빵집도,

 

누군가의 사랑과, 그리움과, 평온함과, 기적을 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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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게 기적이 될 수 있겠구나"

 

-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중에서.